글 쓰기

문체와 어조 정하기

존댓말과 반말, 격식과 구어. 어느 쪽이 맞는 게 아니라 어느 쪽을 끝까지 지키느냐가 중요합니다.

같은 내용도 말투에 따라 완전히 다른 글이 됩니다. 그런데 문체는 "좋은 문체"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정하고 끝까지 지키는 것이 전부입니다.

초보자 글에서 가장 자주 보이는 문제도 나쁜 문체가 아니라 흔들리는 문체입니다. 한 글 안에서 "~습니다"와 "~예요"와 "~다"가 섞이면 읽는 사람은 이유 없이 불편함을 느낍니다. 왜 불편한지는 대개 설명하지 못합니다.

세 가지 갈래

문체느낌어울리는 글
합쇼체
(~습니다)
정중하고 단정함. 거리감이 조금 있음 정보성 글, 설명, 리뷰 세 번 시도했습니다. 결과는 이랬습니다.
해요체
(~예요, ~어요)
부드럽고 가까움. 말하듯 읽힘 일상, 후기, 이웃과 소통하는 글 세 번 해 봤어요. 결과가 좀 의외였어요.
해라체
(~다)
간결하고 힘 있음. 사적인 거리 없음 에세이, 기록, 비평 세 번 시도했다. 결과는 의외였다.

정보성 글을 주로 쓴다면 합쇼체가 무난합니다. 일상과 후기 중심이면 해요체가 자연스럽고요. 해라체는 잘 쓰면 좋지만 자칫 딱딱해 보일 수 있어 초반에는 권하지 않습니다.

한 번 정하면 블로그 전체에서 유지하세요

글마다 말투가 바뀌면 같은 사람이 쓴 글로 안 읽힙니다. 카테고리별로 나누는 것까지는 괜찮습니다. 예를 들어 리뷰는 합쇼체, 일기는 해요체처럼요.

섞이면 이렇게 보입니다

흔들리는 글 오늘 카페에 다녀왔습니다. 분위기가 진짜 좋았어요. 커피는 산미가 강한 편이다. 디저트랑 같이 먹으니 괜찮았습니다. 다음에 또 갈 거예요! 정리한 글 (해요체로 통일) 오늘 카페에 다녀왔어요. 분위기가 정말 좋았어요. 커피는 산미가 강한 편이에요. 디저트랑 같이 먹으니 괜찮았고요. 다음에 또 가려고요.

다만 예외가 있습니다. 소제목, 목록, 표 안에서는 명사로 끝내도 어색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쪽이 읽기 편합니다.

같은 말끝이 이어질 때

문체를 통일하면 이번엔 다른 문제가 생깁니다. "~습니다"가 다섯 문장 넘게 이어지면 낭독하는 듯한 리듬이 되면서 지루해집니다.

단조로운 글 오늘 카페에 갔습니다. 커피를 마셨습니다. 디저트도 먹었습니다. 사진도 찍었습니다. 기분이 좋았습니다. 리듬을 준 글 오늘 카페에 갔습니다. 커피와 디저트를 시켰는데, 둘의 균형이 생각보다 좋았어요. 사진도 몇 장 남겼습니다.

어미를 바꾸지 않고도 리듬을 만드는 방법이 있습니다.

  • 문장을 합치기 — 짧은 문장 두 개를 연결어미로 묶으면 말끝 하나가 줄어듭니다
  • 명사로 끝내기 — "다음엔 브런치도 먹어 볼 생각." 처럼
  • 질문 섞기 — "이게 왜 그런지 아세요?"
  • 같은 문체 안의 다른 어미 — "~더군요", "~죠", "~네요"는 합쇼체와 함께 써도 무리가 없습니다

가독성 진단 도구가 같은 어미가 몇 문장 연속되는지 세어 줍니다. 다섯 이상이 나오면 손볼 때입니다.

과한 표현 덜어내기

블로그 글에서 유난히 자주 보이는 습관이 있습니다. 강조를 계속 넣는 것입니다.

정말 진짜 너무너무 맛있었어요!!! 완전 강추!!! 가격도 진짜 착하고 사장님도 너무너무 친절하셨어요~~~ 가격 대비 만족스러웠습니다. 사장님도 친절하셨고요. 다시 갈 생각입니다.

"정말", "진짜", "너무", "완전"을 다 빼도 뜻은 그대로입니다. 오히려 정말 강조하고 싶은 곳에서 강조가 살아납니다.

이모지도 같습니다. 문장마다 붙이면 아무 의미가 없어지고, 검색 결과에 제목이 나올 때 지저분해 보입니다.

독자를 뭐라고 부를지

"여러분", "구독자님", "이웃님" 같은 호칭은 정기 독자가 있을 때 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 검색으로 들어온 사람에게는 어색합니다. 자기가 여러분에 속한다고 느끼지 않으니까요.

가장 무난한 건 호칭을 아예 안 쓰는 것입니다. "~하세요"처럼 바로 말을 건네면 됩니다. 필요할 때만 부르세요.

내 문체를 확인하는 방법

자기 문체는 스스로 잘 안 보입니다. 두 가지를 해 보세요.

첫째, 소리 내어 읽기입니다. 입에서 안 나오는 문장은 눈으로도 안 읽힙니다. 어색한 자리가 정확히 어디인지 몸이 먼저 압니다.

둘째, 한 달 전 글 읽기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남의 글처럼 보입니다. 그때 거슬리는 부분이 내 습관입니다. 같은 표현을 반복하고 있다면 그게 눈에 들어옵니다.

다음은 문장과 문단 길이입니다. 문체를 정했다면 이제 길이를 볼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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