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듬기

번역투와 군더더기 줄이기

"~에 대한", "~을 통해", 이중 피동. 문장을 늘어뜨리는 표현을 찾아 고치는 법입니다.

초고는 원래 늘어집니다. 머릿속 생각을 그대로 옮기면 문장이 길어지고 군더더기가 붙습니다. 그건 실력이 아니라 초고의 성질입니다.

다시 읽으면서 아래 네 가지만 걷어내도 글이 눈에 띄게 또렷해집니다. 내용을 바꾸는 게 아니라 같은 말을 짧게 하는 작업입니다.

1. 번역투 걷어내기

"~에 대한", "~을 통해", "~에 있어" 같은 표현은 영어 문장 구조가 그대로 넘어온 흔적입니다. 대부분 동사 하나로 바꿀 수 있습니다.

늘어진 표현고친 표현
이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이 제품을 설명하겠습니다
검색을 통해 유입되는 방문자검색으로 들어오는 방문자
글쓰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글을 쓸 때 가장 중요한 것
비용 절감이 가능합니다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확인이 필요한 부분입니다확인해야 합니다
사용에 있어 주의가 요구됩니다쓸 때 조심해야 합니다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보여집니다고칠 데가 있습니다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진행하겠습니다
~에 의해 결정됩니다~가 결정합니다
문제가 발생하였습니다문제가 생겼습니다
필요로 하는 경우필요한 경우
~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입니다

공통점이 보이시나요. 대부분 명사 + 하다/되다동사로 바꾸면 해결됩니다. "절감이 가능하다"를 "줄일 수 있다"로 바꾸는 식입니다.

2. 이중 피동 고치기

"되어지다", "보여지다", "잊혀지다"는 이미 피동인 말에 피동을 한 번 더 붙인 형태입니다. 한국어에서는 틀린 표현으로 봅니다.

틀림맞음틀림맞음
정리되어집니다정리됩니다보여집니다보입니다
잊혀진 이야기잊힌 이야기쓰여진 글쓰인 글
나뉘어집니다나뉩니다불려집니다불립니다
모여집니다모입니다읽혀집니다읽힙니다
담겨진 뜻담긴 뜻놓여진 자리놓인 자리
피동 자체를 줄이면 더 좋습니다

"이 방법이 추천됩니다"보다 "이 방법을 추천합니다"가 낫습니다. 누가 했는지가 분명해지고 문장도 짧아집니다. 블로그 글은 대부분 내가 겪은 일이니 능동으로 쓸 수 있습니다.

3. 접속부사 지워 보기

"그리고", "그래서", "하지만", "그런데"로 시작하는 문장이 절반을 넘는다면 대부분 지워도 뜻이 통합니다.

접속사가 많은 글 어제 카페에 갔습니다. 그리고 창가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런데 햇빛이 너무 강했습니다. 그래서 자리를 옮겼습니다. 하지만 안쪽은 조금 어두웠습니다. 지운 글 어제 카페에 갔습니다. 창가 자리에 앉았는데 햇빛이 너무 강했습니다. 자리를 옮겼더니 안쪽은 조금 어두웠습니다.

문장 사이의 관계는 접속사가 아니라 내용이 만듭니다. 한번 지워 보고 어색하면 그때 다시 넣으세요. 대개는 안 넣게 됩니다.

4. 군더더기 단어 빼기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말들이 있습니다. 하나씩 보면 별것 아닌데 쌓이면 글이 흐려집니다.

  • 정말, 진짜, 너무, 완전, 엄청 — 강조가 반복되면 강조가 아닙니다
  • 좀, 약간, 조금 — 확신이 없어 보입니다. 뺄 수 있으면 빼세요
  • 것 같습니다 — 내가 겪은 일에는 안 씁니다. "맛있는 것 같아요"보다 "맛있었어요"
  • 개인적으로 — 내 블로그 글은 원래 개인적입니다
  • ~라고 생각합니다 — 뒤에 붙이지 않아도 생각인 줄 압니다
  • 사실, 솔직히, 어쨌든 — 습관적으로 붙는 말들
군더더기가 있는 문장 개인적으로 이 카페는 정말 너무 좋았던 것 같아요. 솔직히 커피도 진짜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 덜어낸 문장 이 카페는 좋았습니다. 커피도 괜찮았고요.

중복 표현

같은 뜻이 두 번 들어간 말도 흔합니다. 익숙해서 잘 안 보입니다.

중복바른 표현중복바른 표현
역전 앞역 앞미리 예약예약
다시 재검토재검토과반수 이상과반수
계속 지속지속매 시간마다매 시간
스스로 자각자각따뜻한 온정온정

어디까지 고칠 것인가

여기까지 읽고 나면 자기 글이 다 이상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모든 문장을 규칙에 맞출 필요는 없습니다.

글에는 리듬이 있고, 리듬은 때로 규칙을 어길 때 생깁니다. 긴 문장 하나가 짧은 문장들 사이에 있으면 오히려 강조가 됩니다. 접속사를 일부러 넣어 호흡을 끊는 것도 기법입니다.

기준은 이렇습니다. 의도한 것이면 두고, 습관이면 고치세요. 왜 그렇게 썼는지 설명할 수 있으면 그대로 둬도 됩니다.

한 번에 다 하려 하지 마세요

초고를 쓰면서 동시에 다듬으면 진도가 안 나갑니다. 끝까지 쓰고 나서 한 번에 훑는 편이 훨씬 빠릅니다. 오탈자 점검 도구가 이중 피동과 반복 표현을 찾아 주니 함께 쓰면 시간이 줄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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