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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쓰는 법

재능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입니다. 멈추지 않게 만드는 장치들을 정리했습니다.

블로그를 시작한 사람 중 상당수가 몇 달 안에 멈춥니다. 그리고 대개 이렇게 생각합니다. 내가 의지가 약해서라고.

그런데 오래 쓰는 사람들을 보면 의지가 특별히 강한 게 아닙니다. 멈추기 어려운 구조를 만들어 둔 것에 가깝습니다.

주 1회부터 시작하세요

매일 쓰겠다는 다짐은 대부분 2주를 못 넘깁니다. 하루 빠지면 죄책감이 생기고, 이틀 빠지면 포기합니다.

처음에는 주 1회가 현실적입니다. 한 달에 네 편이면 1년에 48편입니다. 적어 보이지만 3년이면 150편이고, 매일 쓰다 두 달 만에 그만둔 사람보다 훨씬 많습니다.

날짜보다 요일을 정하세요

"일주일에 한 번"보다 "일요일 저녁"이 훨씬 잘 지켜집니다. 결정할 일이 하나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소재를 미리 쌓아 두세요

글 쓰는 시간보다 "오늘 뭐 쓰지"로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질 때 사람들은 그만둡니다.

소재 목록에 열 개 이상 쌓여 있으면 이 고민이 사라집니다. 앉자마자 목록을 열고 오늘 쓸 만한 걸 고르면 됩니다.

소재는 글을 쓰지 않을 때 떠오릅니다. 샤워하다가, 지하철에서, 자기 직전에. 그리고 적어 두지 않으면 반드시 잊습니다. 30초 안에 적을 수 있는 곳에 바로 적으세요. 자세한 방법은 소재 찾기에 있습니다.

완성도 기준을 낮추세요

멈추는 사람의 상당수는 게을러서가 아니라 기준이 높아서 멈춥니다. 초고를 써 놓고 마음에 안 들어서 발행하지 않고, 그런 초고가 세 개쯤 쌓이면 블로그를 안 열게 됩니다.

기준을 이렇게 잡아 보세요. "이 글을 검색해서 찾은 사람이 있다면, 안 읽는 것보다 읽는 게 나은가?" 여기에 그렇다고 답할 수 있으면 올려도 됩니다.

그리고 발행한 글은 나중에 고칠 수 있습니다. 발행하지 않은 글은 못 고칩니다.

쓰는 시간을 정해 두세요

"시간 날 때 쓴다"는 계획은 거의 실패합니다. 시간은 나지 않습니다. 만들어야 합니다.

중요한 건 길이가 아니라 같은 시간에 반복하는 것입니다. 30분이면 충분합니다. 그 30분에 글이 안 나와도 앉아 있으면, 다음 주에도 앉게 됩니다.

한 번에 다 하려 하지 마세요

글 한 편을 한자리에서 완성하려 하면 부담이 커집니다. 나눠서 하면 훨씬 가볍습니다.

월 — 소재 고르고 뼈대만 (10분) 수 — 초고 쓰기 (30분) 금 — 다듬고 사진 넣기 (20분) 일 — 점검하고 발행 (10분)

이렇게 나누면 하루에 30분 이상 쓸 일이 없습니다. 그리고 며칠 묵혔다 다시 보면 고칠 곳이 훨씬 잘 보입니다.

슬럼프가 왔을 때

반응이 없어서 지칠 때

초반에는 원래 반응이 없습니다. 이건 실력 문제가 아니라 시간 문제입니다. 검색에 잡히기까지 몇 달이 걸리고, 그때까지는 아무도 내 글의 존재를 모릅니다.

이 시기에 통계를 매일 보는 것이 가장 위험합니다. 한 달에 한 번만 보세요.

쓸 게 없다고 느낄 때

대개 소재가 없는 게 아니라 "대단한 것"만 소재로 인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내가 아는 건 남들도 다 안다고 착각하기 쉽습니다.

최근 한 달 안에 내가 검색했던 것을 떠올려 보세요. 내가 몰라서 찾아봤다면 같은 걸 찾는 사람이 있습니다.

글이 마음에 안 들 때

1년 전 글을 보고 부끄러운 건 그동안 늘었다는 뜻입니다. 부끄럽지 않다면 제자리인 겁니다. 부끄러운 글은 고치면 되고, 고치는 것도 좋은 글쓰기 연습입니다.

정말 쓰기 싫을 때

쉬세요. 억지로 쓴 글은 대개 티가 나고, 그런 글을 몇 편 올리고 나면 더 하기 싫어집니다.

다만 "쉰다"고 정하고 쉬는 것과 그냥 안 하는 것은 다릅니다. "2주 쉬고 8일에 다시"라고 정해 두면 돌아오기 쉽습니다. 정하지 않고 멈추면 대개 안 돌아옵니다.

비교하지 마세요

블로그를 하다 보면 잘되는 사람이 눈에 들어옵니다.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방문자 만 명이라는 글을 보면 내가 이상한가 싶습니다.

그런데 보이는 건 성공한 소수입니다. 같은 시기에 시작해서 조용히 그만둔 사람은 글을 쓰지 않으니 보이지 않습니다. 내 속도는 내 것입니다.

기록을 남기세요

몇 편 썼는지, 언제부터 시작했는지를 적어 두면 힘이 됩니다. 방문자 수는 내가 못 정하지만 발행 편수는 내가 정할 수 있습니다. 통제할 수 있는 것을 기준으로 삼으면 덜 흔들립니다.

결국 남는 건 편수입니다

1년 뒤에 남는 건 그동안 쓴 글입니다. 잘 쓴 다섯 편보다 괜찮은 오십 편이 블로그를 만듭니다. 그리고 오십 편을 쓰다 보면 실력도 따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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